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유전자, 세균/유전학

by 북스메리 2022. 4. 22.

책 표지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형성하고, 취향, 습관, 성향, 신념, 천성을 좌지우지하는 놀라운 생물학적 힘을 최신 과학 연구로 밝혀내어 우리 자신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자기가 북을 울리고 있다고 믿으며 인생을 살고 있지만, 이것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은  우리의 모든 행동을 조화롭게 운용하는 숨겨진 힘이 존재한다. 그냥 그렇게 타고난 것이다. 이런 행동이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다는 암시다. 우리가 무엇을 좋아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DNA 속 유전자에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유전자가 우리의 행동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관한 탐구를 시작한다. DNA는 눈 색깔이나 손을 갖고 태어나는지 여부 같은 신체적 특성에 그치지 않고 훨씬 많은 것을 관장한다.

 

환경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

환경은 당신 유전자의 정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사선이나 일부 화학물질을 돌연변이 유발원이라 부르는 이유는 DNA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손상이 일어나면 세포들이 미쳐 날뛸 수 있다. 암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친숙한 것들을 들어보자면 자외선, 담배, 알코올, 석면, 석탄, 자동차 배기가스, 공기오염, 가공육 등이 있다. 노출의 정도와 유전적 성향이 함께 작용해 당신의 세포가 어느 정도의 DNA 손상을 입게 될지 결정한다.

2018년의 한 연구에서는 엄마가 내분비교란물질인 디에틸 스틸 베스트롤에 노출되었더니 그 여성의 손자에게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DNA 염기서열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후성유전학'이라고 한다. '유전자를 넘어'라는 의미다."유전이란 환경이 저장된 것일 뿐이다." 당신이 환경에서 접하는 물리적 물질이 DNA에 후성유전적 변화를 일으켜 당신 몸의 유전자 중 어느 것이 발현될지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후성유전적 표지를 받는 것을 태아 프로그래밍이라고 한다.

후성유전학 연구는 유전자와 환경 사이에서 일어나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유전자가 곧 운명이 아닌 이유를 보여준다.

 

 

우리의 유전자에 추가 기여하는 미생물

우리 몸의 표면과 몸속에는 우리의 유전자 생태계에 수백만 가지의 유전자를 추가로 기여하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기생충 등의 미생물이 수조 마리나 살고 있다. 우리와 평화롭게 지내면서 선물을 준다. 예를 들어 장 속에 사는 세균들은 음식을 소화하고, 비타민을 만드는 것을 돕는다. 황을 생산하는 일부 세균은 당신이 혼자 있고 싶을 때 사람들을 방에서 내쫓을 힘을 부여해준다. 

우리 몸에 있는 세균 숫자는 사람 세포보다 수가 많다. 위장관 세균들은 우리 몸에 유용한 비타민이나 다른 화합물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뇌에 작용하는 생화학물질인 신경전달물질의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세균이 신경전달물질을 만들 수 있는 덕분에 기분, 성격, 기질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연구는 장과 뇌 사이의 생화학적 소통 통로인 장-뇌 축 존재를 드러냈다. 연구자들은 사람의 소화관 문제와 정신건강 문제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알아냈다. 뇌는 우리에게 내가 나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자아감을 부여한다. 그래서 우리는 뇌가 우리를 유전자의 폭압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고 믿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이 생각하는 기관 역시 DNA에 새겨진 유전적 청사진으로 구축되었다는 피치 못할 사실이다. 뇌는 '유전자의, 유전자에 의한, 유전자를 위한' 기관이다.

 

 

당신이 정크푸드를 좋아하는 이유

설탕, 소금, 지방이 많이 든 정크푸드를 즐겨 먹는 엄마는 그 자녀도 선천적으로 정크푸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7년의 한 연구는 임신 기간 동안 정크푸드 식단을 먹인 어미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들이 지방, 설탕, 염분이 많은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반면 임신 기간 동안 건강한 식단을 먹인 어미 쥐에서 태어난 새끼 쥐들은 정크푸드를 좋아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태아 프로그래밍이 일어났을 것이라 추측한다. 엄마의 식생활이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DNA를 후성유전적 수준에서 바꾸어 놓은 것이다.

 

 

 

당신이 고칼로리를 갈망하는 이유

달콤한 과일, 동물성 지방, 꿀같이 에너지가 잔뜩 든 음식에 갈망을 느꼈던 초기 인류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분명 적응에 이점이 있었다. 달콤한 것이 혀에 닿으면 뇌는 보상을 경험한다. 도파민의 폭주가 일어나는 것이다.

DNA는 우리로 하여금 고칼로리 음식을 아주 맛있게 느끼도록 했다.

미국 심장 학회에서 권고하는 설탕 섭취량은 하루 1,800칼로리를 소비하는 평균 여성의 경우 하루 5 티스푼(80칼로리)이고, 2,200칼로리를 소비하는 평균 남성의 경우 하루 9 티스푼(144칼로리)이다. 설탕이 몸에 유입되어 혈당이 치솟는다. 그래서 갑자기 넘쳐나는 설탕을 관리할 수 있는 인슐린을 충분히 만들어내기 위해 췌장이 과로하게 된다. 인슐린은 당분 분자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세포에 들어갈 수 있게 돕는 호르몬이다. 그렇게 사용되고 남은 당분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인슐린이 과도하게 생산되면 혈당을 효율적으로 낮춰주지만, 슈거 하이(당을 섭취했을 때 밀려오는 좋은 기분)에 이어 찾아오는 불쾌한 기분을 겪는다. 그 결과 떨어진 혈당을 안정시키기 위해 또 다른 간식거리로 손을 가게 된다.

과잉된 나트륨의 상당 부분은 가공식품, 포장식품, 식당 식품에서 나온다.

고칼로리 음식은 아편과 같은 방식으로 뇌의 보상체계를 자극하기 때문에, 정크푸드는 엄밀히 말하면 중독성 물질이다. 설탕이 코카인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깊이 생각할 거리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것과 너무 대조적인 환경을 만들어내는 바람에 이제 우리는 비만이라는 전 세계적 유행병과 마주하게 됐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체중 조절이라는 것이 유전자, 환경, 어쩌면 미생물 총까지도 복잡하게 상호작용해서 만들어지는 심각한 평생의 도전과제일 수 있다.

피마 인디언의 사례는 우리 선조들이 했던 것처럼 먹고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그리고 체중 감량이라는 방정식에서 유전자가 얼마나 중요한 변수 인지도 말해준다. 우리는 DNA 속 유전자와 미생물 총이 섭식 습관과 체중 증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체형과 관련해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과학은 똑같은 식생활을 하고 똑같은 방식으로 생활해도 유전적 구성 때문에 사람마다 체중의 증감이 현저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사람이 심각한 비만이 될 수밖에 없는 유전적 성질을 타고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남에 따라 병적 비만이 도덕적으로 맹 비난을 해야 할 의지박약의 문제가 아니라 추가적인 과학적 연구가 필요한 하나의 질병임을 더 많은 사람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보았듯이 수많은 생물학적 요인 때문에 일부 사람은 식욕을 조절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만약 의지력으로 효과를 본 사람이 있다면 축하한다. 하지만 이런 자제력 역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