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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의 구조와 세안 시간

by 북스메리 2022. 4. 20.

피부 세안

피부는 인체에서 가장 넓은 장기로, 성인 피부의 평균 총면적은 약 1.6m 2나 되고 무게도 3~4kg이나 되죠. 그런데 피부의 표면에 감싸는 표피는 매우 얇아서 두께가 겨우 0.04~0.07mm밖에 되지 않아요. 그리고 표피층의 피부 세포는 성숙한 다음 수명을 다하면서 각질 세포가 되는데, 이것이 피부 보호막으로 서 큰 역할을 하죠. 강의를 하면서 청중을 향해 "여러분, '각질'하면 먼저 뭐가 떠오르나요?"라고 질문하면 '제거'라고 답을 합니다. 그러면 "나는 '각질'하면 '보호'가 떠올라요. 그래서 저와 여러분은 소통을 해야 해요. 여러분은 지금 피부에 대한 기본 개념이 잘못 돼 있으니까요"라고 말하죠.

 

피부의 기본 구조

피부의 기본 구조를 비유로 설명하자면 피부 맨 바깥쪽의 표피는 휴전선, 표피의 각질층은 철책선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럼 철책선은 있어야 할까요, 없애야 할까요? 철책이 없으면 보기에는 좋죠. 그러나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지는 못하겠죠. 피부에도 각질이 없으면 당장 만질 때 부드럽고 좋아요. 하지만 우리의 몸을 외부 환경과 분리하여 보호해주는 것이 사라지면서 유해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쉽게 침투하게 될 겁니다. 그러니 각질은 보호해야 할까요, 제거해야 할까요?

 

 

피부는 완벽한 방어 기관이에요. 피부가 온전하면 외부로부터 몸 안으로 균이 들어올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공기가 건조해지면 피부와 점막 또한 건조해지면서 눈, 코, 입의 점막이 손상되어 그 틈으로 바이러스가 들어가는 거예요. 그 결과 감기에 걸리고 눈병이 발생하고 콧속에 염증이 생기는 식이죠.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습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점막이 촉촉해지면 바이러스가 못 들어가거든요. 그리고 점막을 보호하는 보습제를 자주 바르는 것이 좋지요. 그래서 저는 입술 점막 보호를 위해 흔히 '챕스틱'이라 부르는 스틱형 립밤을 항시 지니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자주, 그리고 많이 바릅니다. 차에도, 가방에도, 진료실 책상 위에도 여기저기 굴러다니게 두면서 수시로 바르죠. 한여름에도 축축할 때까지 발라요.

 

 

감기 예방을 위한 교육을 할 때도 손 씻는 것만 강조해서는 안돼요. 손을 너무 자주 씻어봤자 감기 예방이 되는 게 아니라 손에 습진만 생기죠. 손이 얼굴의 점막에 닿는 일이 생길 때, 이를테면 밥을 먹기 전이나 눈을 비비기 전, 코를 후비기 전과 같은 경우에 손을 씻으면 됩니다. 일상생활 중에는 손을 지나치게 자주 씻을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비누도 아니고 굳이 손 세정제를 살 돈이 있으면 차라리 챕스틱을 한 개 더 사서 여기저기 굴려놓으십시오.

 

 

 

피부는 방어 기관이 아니라 흡수 기관

피부는 방어 기관이지 흡수 기관이 아닙니다. 이 사실을 오해하기 때문에 화장품을 바르면 화장품 성분이 피부에 흡수가 돼서 피부가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즉, 피부는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입구가 아니기 때문에 '발라서'흡수 효과를 볼 수 있는 조직이 아닙니다. 그러니 고가의 비타민-C 화장품이나 콜라겐 화장품 등 피부에 좋은 성분이 듬뿍 들어 있는 제품이라고 해도 바르는 순간 피부 표면에 잠시 보습 효과를 줄 뿐 다른 효과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고 보면 맞습니다.

 

적절한 세안 시간은 딱 5분

피지가 분비되면 피부에 있는 정상 세균들이 그 피지를 분해해서 유리지방산을 만들고, 그 때문에 피부는 대개 약산성을 띠게 됩니다. 사실 유해 세균의 입장에서 볼 때 단백질 덩어리인 피부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죠. 그런데 피부가 정상 세균의 도움으로 약산성을 띠게 되면 유해 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세안의 목적은 때와 역겨운 냄새를 없애는 거죠. 피부의 때는 피부 가장 바깥쪽의 떨어져 나가야 할 각질 한 층과 피부에서 분비된 기름, 외부에서 묻은 먼지, 이 세 가지를 합친 거예요. 이때 소기름(우지)과 양잿물을 화학적으로 결합해 만든 비누를 사용하면 떨어져 나가야 할 지저분한 먼지와 기름, 각질 한 층까지만 잘 벗겨집니다. 그런데 비누는 약알칼리성을 띠기 때문에 비누 세안을 하는 순간 피부는 잠시 알칼리성을 띠지만 피부에는 정상 세균들이 있고 늘 새로운 피지가 분비되기 때문에 금방 약산성으로 회복되죠. 약산성인 피부에 자극이 덜 되도록 만들어진 것이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중성세제입니다. 화장을 한 날은 메이크업을 잘 지울 수 있는 전용 클렌저로 메이크업을 지우고, 비누 세안을 한 번 정도만 하면 피부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화장을 전용 클렌징 제품으로 지웠다면 세수하는 시간은 3~5분 이내가 피부를 보호하는 데 가장 좋습니다.

30분간 세안이나 목욕을 하면 피부는 망가집니다.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인 화장품 광고 카피는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합니다'예요. 그 멘트가 정말 옳습니다. 단, 이런 조건이 붙어야죠. 비누를 사용해서 5분 이내로 끝낼 것!

 

 

비누의 기본 역할은 오직 하나, 피부에 붙어 있는 지용성 때를 물로 잘 씻어내는 겁니다. 비누칠을 하고 나서는 바로 물로 깨끗이 씻어내기 때문에 비누에 아무리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도 그 성분이 피부에 작용할 시간이 없죠. 때를 제거하는 역할이 끝났으면 비누는 빨리 물로 씻어서 피부에서 제거해야지 피부에 오래 둔다고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세안은 손으로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피부에 심한 온도 변화를 주면 오히려 해롭습니다. 따라서 비누칠을 한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깨끗하게 헹궈주는 걸로 충분합니다. 목욕도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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